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기후위기로 폭우와 폭염, 산불, 지진 등 복합재난이 일상화되면서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의 재난·안전·방재 연구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설물 보강과 사후 복구에 연구가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트윈,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난을 미리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연구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재난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면, 최첨단 기술로 미리 예측하고 피해를 입더라도 가장 빠르게 회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와 대학, 연구소가 손을 잡는 산·학·연·관 협력 모델이 정교해지고 있는 이유다.
가장 큰 변화는 ‘단일 재난’에서 ‘복합재난(Compound Disaster)’ 연구로의 전환이다.
최근에는 집중호우와 산사태, 태풍과 정전, 폭염과 가뭄처럼 여러 재난이 동시에 또는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복합재난을 키워드로 한 논문과 연구과제가 급증하고 있으며, 위험요인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연구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AI가 재난 예측의 핵심 기술이 된 것도 큰 변화다. 인공지능은 이제 재난 대응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대학 연구실에서는 AI를 이용해 산불 확산을 예측하고, 홍수 위험지역을 실시간 분석하며, 붕괴 가능성이 있는 시설물을 사전에 탐지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재난 대응 매뉴얼 작성, 의사결정 지원, 상황 분석까지 수행하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드론·로봇·IoT를 이용한 현장 대응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드론이 재난지역을 촬영하면 AI가 피해 규모를 분석하고, IoT 센서가 건물과 교량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 감지한다. 구조 로봇과 무인장비를 활용한 수색·구조 연구도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통합하는 플랫폼 개발도 활발하다.
재난안전 교육도 안전공학에서 융합학문으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토목공학이나 소방공학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과학, AI, 도시계획, 기후과학, 보건학, 심리학, 행정학을 융합한 교육과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재난을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사회·경제·환경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 ‘디지털 트윈’
요즘 재난안전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단연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이다.
실제 도시와 시설물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재난 발생 시 피해를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다.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도시 침수, 대형 공연장 안전관리, 학교시설, 교량, 터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트윈을 적용하고 있으며, 재난 대응훈련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도시 전체를 디지털트윈으로 구축해 폭염과 정전, 홍수 등을 동시에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복원력’이 새로운 핵심 키워드
최근 연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개념은 ‘회복력(Resilience)’이다.
과거에는 재난 자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도시와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전력망, 통신망, 상수도 등 국가 핵심 기반시설의 복원력을 높이는 연구가 확대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주민 참여를 포함한 회복력 강화 전략도 중요한 연구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의 재난 안전 연구는?
재난안전 연구는 이제 단순히 피해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예측하고 사회 전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재난안전 분야의 경쟁력은 첨단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접목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 간 융합 연구와 산학협력이 국가 재난 대응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재난안전 연구는 △AI 기반 초개인화 재난경보 시스템, △디지털트윈을 활용한 스마트도시 재난관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복합재난 예측, △자율주행 드론·로봇을 활용한 구조 활동, △국가 핵심시설의 사이버·물리 통합 안전관리, △생성형 AI를 활용한 실시간 의사결정 지원과 재난 시뮬레이션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