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여름철 해수욕 시즌이 시작되면서 한반도 연안에 상어가 잇따라 출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의 출현이 급증하면서 해수욕객과 어업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강릉해경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3분께 경포해변 동쪽 앞바다에 조업 중인 어선으로부터 상어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안목해변 동쪽 4㎞ 해상에서 상어가 출몰했다는 신고도 이어졌다.
강릉시는 오후 4시 51분께 “상어가 출몰했으니 해양레저 및 해수욕 활동 시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강릉해경도 상어 출몰 신고에 따라 인근 레저 업체와 어선들에게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상어 출몰 신고가 접수된 시각, 경포해변에서는 올해 첫 개장식이 열렸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는 46마리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12마리)의 약 3.8배다.
과거에는 상어가 남해와 서해에 주로 분포했으나 이제는 동해에서도 3m 안팎의 대형 상어가 자주 혼획되거나 목격되고 있다. 5~6월에 전체의 약 80%가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해양전문가들은 “상어 출몰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해수온 상승과 어종 이동 등으로 연안 출현 빈도는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한다.
◇왜 갑자기 상어가 늘었을까
전문가들은 상어가 한반도 해역에 출몰이 많아진 원인을 바다의 온난화에서 찾고 있다. 전반적인 지구온난화로 상어의 서식 범위가 북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 수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방어, 참다랑어 등 난류성 어종이 북상했고,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들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이 동해에서 잡힌 상어의 위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난류성 어종이 다수 확인됐다. 여기에 오징어와 고등어, 방어 등 먹잇감이 연안 가까이 형성되면서 상어 역시 해안 접근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어는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최상위 포식자다. 먹잇감이 풍부해진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기후변화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또 드론과 CCTV, 레저활동 증가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상어가 쉽게 목격되는 점도 출몰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한반도에는 어떤 상어가, 어디에 서식하나
많은 사람들이 상어를 열대 바다에서만 사는 동물로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연안에도 다양한 상어가 서식한다.
현재 한반도 해역에서는 약 50여 종의 상어가 확인되는데 백상아리, 청상아리, 흉상어, 별상어, 까치상어, 고래상어 등이 대표적이다. 고래상어는 몸집은 매우 크지만 플랑크톤을 먹는 온순한 종으로 최근 제주 해역에서 멸종위기종인 어린 고래상어가 목격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상어 출몰 지역은 주로 제주도 연안, 울릉도와 독도 주변, 강원 동해안, 경북 포항·영덕 해역, 부산·거제 등 남해안 일부다. 특히 제주도는 고수온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지역으로 최근 대형 상어 목격 사례가 가장 많은 곳 가운데 하나다.
◇상어, 사람을 공격하나
우리나라에서 상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아직까진 매우 드물다. 국제 상어공격 기록(Global Shark Attack File)에 따르면 1959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에서 공식 기록된 상어 공격은 8건이며 이 가운데 6명이 숨졌다.
대부분 제주와 남해안에서 해녀나 수중작업 중 발생했다. 최근에는 치명적인 공격 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매년 수십 건의 상어 공격이 발생하며, 국제 통계에서는 연평균 70~100건 안팎의 공격이 보고되고 그중 일부가 사망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어가 사람을 먹이로 인식해서 공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사람을 피하는 습성이 있다. 안전사고는 대부분은 먹이활동 과정이나 오인 공격이다.
백상아리와 청상아리는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는 종으로 분류된다.
최근 동해안 일부 지자체는 상어 출몰 증가에 대비해 상어 차단망을 설치하고 드론과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해파리 방지망과 함께 상어 차단망을 설치하는 해수욕장도 늘고 있다.
◇상어를 발견하면?
상어를 발견하면 절대로 가까이 접근하거나 촬영하려 하지 말고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침착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허우적거리거나 큰 물보라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혼자 수영하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좋으며, 새벽이나 해질 무렵 입수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입수하거나 물고기를 잡은 채 수영하는 행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
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잡은 물고기를 물속에 오래 매달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어는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동물이다. 무조건적인 포획이나 공포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세계적으로는 남획과 혼획으로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해 보호가 필요하다.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억 마리의 상어가 포획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국제사회는 상어 보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상어 출몰은 기후변화와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과학적인 모니터링과 신속한 통제, 피서객들의 안전수칙 준수가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