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이슈] “물놀이 안전공백 막아라”… 소방·경찰·해경, 피서지 대응체계 본격 가동

강원 17곳에 119시민수상구조대 701명 배치… 경포엔 신속수난구조팀 전진 배치
경남 계곡·하천 8곳도 구조대 운영… 경찰은 AED·불법촬영 대응 교육 강화
해경, 너울성 파도·연안 사고 예방 총력… 정부도 수상안전대책 조기 가동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여름 피서철이 본격화하면서 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하천, 계곡을 중심으로 소방과 경찰, 해양경찰, 지방자치단체가 일제히 물놀이 안전 대응체계에 들어갔다. 때 이른 무더위로 피서객이 예년보다 빨리 몰리고, 물놀이 장소도 해수욕장을 넘어 계곡과 항포구, 하천, 갯바위 등으로 넓어지면서 안전관리의 빈틈을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일 정부 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여름철 수상안전관리 대책을 예년보다 앞당겨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하천·계곡, 해수욕장, 국립공원 등 행락객이 집중되는 지역에 안전관리 요원 5,700여 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40명 이상 늘어난 규모다. 물놀이 인명피해가 집중되는 방학·휴가철에는 성수기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하고, 지역별 전담 공무원 지정과 특별점검도 병행한다.

 

"안전사고를 막아라".. 강원, 14개 시군 17곳에 701명 배치

대표 피서지인 강원 지역은 본격적인 현장 대응에 들어갔다. 강원도소방본부는 8월 30일까지 도내 주요 해수욕장과 하천, 계곡 등 14개 시군 17곳에서 119시민수상구조대를 운영한다.

 

이번에 배치되는 인력은 소방공무원 90명과 자원봉사자 611명 등 모두 701명이다. 이들은 수난사고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예방 순찰, 물놀이 안전지도, 응급처치, 익수자 구조 활동을 맡는다. 단순히 사고가 난 뒤 출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 징후를 미리 살피고 현장에서 곧바로 대응하는 예방 중심 체계다.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강릉 경포해수욕장에는 119환동해특수대응단 소속 신속수난구조팀이 전진 배치된다. 전문 구조 자격을 갖춘 대원들이 현장 가까이 머물며 사고 발생 초기 대응 시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강원소방은 강릉시 등 지자체와 함께 사고 징후 포착부터 구조, 구급 이송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대응체계도 가동한다. 지난해에도 강원소방은 소방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706명을 물놀이 구역에 배치해 2명을 구조하고 132건의 구급 현장 처리를 지원했다.

 

오승훈 강원도소방본부장은 “선제적인 예방 활동과 빈틈없는 초동 대응으로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현장 대원들도 개인 안전장비 착용과 안전수칙 준수로 스스로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경포 여름경찰서, 응급구조와 불법촬영 대응까지

피서지 안전은 수난사고 대응에만 그치지 않는다. 경찰은 해수욕장 주변 범죄 예방과 응급상황 대응 역량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경포해변 여름경찰서 운영을 앞두고 근무 예정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자동심장충격기,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과 불법촬영 탐지 장비 운용 교육을 실시했다. 경포해변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에 대규모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사고와 피서지 범죄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에는 119구급대원이 참여해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의 초기 대응 요령과 AED 사용 절차를 시연했다. 경찰관들은 직접 응급처치 실습을 하며 현장 대응 능력을 점검했다. 신형 불법촬영 탐지 장비의 작동 원리와 점검 방법에 대한 실습도 진행해 여름철 성범죄 예방 체계를 강화했다.

 

강릉경찰서는 7월 4일부터 8월 23일까지 경포 여름경찰서를 운영한다. 이 기간 범죄 예방 순찰, 안전관리, 실종자·미아 대응, 불법촬영 단속 등을 강화해 피서객들이 안심하고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 등 다른 해수욕장 밀집 지역에서도 여름경찰서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찰은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 송도, 다대포 등 주요 해수욕장 주변에서 피서지 순찰과 절도·불법촬영 등 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여름철 해수욕장 치안 확보를 위해 과거에도 전국 주요 피서지에 여름경찰관서를 운영해 왔다.

 

경남 계곡·하천 8곳도 119시민수상구조대 가동

계곡과 하천이 많은 경남에서도 물놀이 안전 대응이 시작됐다. 경남소방본부는 7월 1일부터 8월 23일까지 119시민수상구조대를 운영한다. 의용소방대원과 지역 주민 등 127명이 구조대 활동에 참여한다.

 

활동 지역은 밀양 단장숲과 호박소, 하동 화계신흥지구 계곡, 산청 대포숲, 함양 용추계곡과 농월정, 거창 수승대관광지, 합천 정양레포츠공원 등 8곳이다. 모두 여름철 물놀이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구조대는 인명구조뿐 아니라 위험지역 순찰, 응급처치, 미아 찾기, 물놀이 안전수칙 홍보도 맡는다. 계곡과 하천은 수심 변화가 크고 물살이 갑자기 빨라지는 경우가 많아, 해수욕장보다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생기기 쉽다. 특히 폭우 뒤에는 평소보다 물살이 강해지고 바닥 지형도 달라질 수 있어 예방 순찰의 중요성이 크다.

 

지난해 경남 119시민수상구조대는 계곡에 추락한 피서객 3명을 구조하고 응급환자 12명을 이송했다. 현장 응급처리는 642건, 안전조치는 3,515건에 달했다. 단순한 구조 활동보다 현장 계도와 초기 조치가 물놀이 사고 예방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경, 너울성 파도·연안 사고 예방에 무게

해양경찰도 여름철 성수기 안전관리에 들어갔다. 1일 취임한 이종욱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소속 해양경찰서 지휘관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여름철 해양 안전관리와 현장 대응체계 확립을 강조했다.

 

이 청장은 회의에서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와 너울성 파도로 인한 연안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현장 중심의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하는 등 주요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동해안은 여름철 해수욕객뿐 아니라 방파제와 갯바위, 항포구 주변을 찾는 관광객도 많다. 문제는 너울성 파도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잔잔해 보여도 갑자기 높은 파도가 밀려드는 위험이다. 해경은 연안 위험구역 순찰과 안전계도, 구조세력 즉응태세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의 연안 안전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행안부는 올해 수상안전 대책에서 이안류와 너울성 파도 발생 시 안내방송을 강화하고, 해파리 유입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차단 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연안안전지킴이 활동 시간도 늘리고, 최근 3년간 사망사고가 발생했거나 대형 장비를 보유한 수상레저사업장 40곳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점검한다.

 

해수욕장 밖 항포구·비지정 물놀이 지역까지 관리 확대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안전관리 대상이 해수욕장 중심에서 항포구와 비지정 물놀이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해수욕장뿐 아니라 항포구, 하천, 계곡 등에도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있다. 물놀이 수요가 공식 해수욕장에만 머물지 않고 항포구와 갯바위 등으로 분산되면서, 사고 위험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에서는 해수욕장 12곳에 119시민수상구조대가 투입되고, 제주해경은 연안안전지킴이를 배치해 사고 위험지역 순찰과 안전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행정시와 교육청, 소방안전본부, 해양경찰청 등과 수상안전사고 예방 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흐름은 같다. 과거 물놀이 안전관리가 해수욕장 개장 기간과 지정 물놀이 구역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레저 형태 변화로 관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른 폭염으로 물놀이 시기가 앞당겨지고, 캠핑·차박·계곡 피서가 늘면서 비지정 장소에서의 사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사고는 부주의와 과신.. 예방에 초점

전문가들은 물놀이 사고의 상당수가 구명조끼 미착용, 음주 후 입수, 기상 악화 무시, 보호자 부주의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현장 대응체계가 강화되더라도 개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고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뜻이다.

 

소방당국은 물놀이 전 반드시 수심과 물살을 확인하고, 어린이는 보호자 시야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계곡과 하천에서는 갑작스러운 소나기나 상류 방류로 물이 불어날 수 있어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음주 후 입수, 야간 물놀이, 출입금지 구역 진입은 피해야 한다.

 

여름은 피서의 계절이지만, 동시에 수난사고가 집중되는 시기다. 소방과 경찰, 해경, 지자체가 현장에 촘촘한 안전망을 세우고 있는 만큼, 피서객들도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책이다. 오승훈 강원도소방본부장은 “선제적인 예방 활동과 빈틈없는 초동 대응으로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