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안전]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세탁기‧건조기 어린이 안전 사고

태국에서 세 살 여자아이 탈수통에 익사할 뻔
국내서도 가끔 세탁기 익사나 질식사 사고 발생
평소 어린이 안전 잠금장치 켜두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

 

6월 28일 태국 남부 팡응아주 한 가정집에서 세 살 여자아이가 세탁기 탈수통에 두 시간 넘게 갇혔다가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구조대가 세탁기 탈수통에 아이가 갇혔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해보니 상단 투입식 세탁기의 탈수통에 여자아이가 끼여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구조대가 아이를 탈수통에서 빼내려고 했지만 아이는 좀체 나오지 않았고 얼마 후 의식까지 잃었다. 결국 구조대는 세탁기 본체에서 아이가 들어있는 탈수통을 떼어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료진은 실신한 아이에게 산소를 공급했고, 구조대원들은 유압식 절단기로 탈수통을 잘라 마침내 아이를 구조했다.

 

#2

 

2008년 8월 9일 오후 전북 전주시 삼천동의 한 아파트. 7세 남자아이가 집안에서 드럼세탁기 안에 들어가 놀다가 문이 닫히면서 내부 산소 부족으로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10세였던 누나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안타깝게 숨졌다.

 

#3

 

2008년 9월 26일 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2학년 남아가 다용도실에 있는 드럼세탁기 안에서 숨진 채 아버지에 의해 발견되었다. 거실에서 혼자 놀다가 세탁기 안으로 들어갔으며, 문이 닫힌 뒤 안에서 열지 못해 질식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4

 

2010년 2월 18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송강동의 한 아파트에서 맞벌이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7세 남아가 드럼세탁기 안에서 숨진 채 형에게 발견됐다. 평소에도 세탁기 속에 자주 들어가 놀던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5

 

2000년 5월, 국내 한 가정집에서 부모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혼자 있던 5세 여자 어린이가 세탁기 안에 담겨 있던 물에서 자신의 운동화를 꺼내려고 옆에 의자를 받쳐놓고 올라갔다. 여자 아이는 운동화를 집으려고 몸을 숙였다가 중심을 잃고 세탁기 통 내부로 거꾸로 추락해 익사했다.

 

이 사고는 소송으로 이어져 관심을 끌었다. 당시 부모는 어린이 안전장치(차일드락, 강제배수 기능 등)가 미비하다며 제조사인 S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세탁기가 가동 중이 아니었고 사용설명서에 경고 문구가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례적인 추락 상황까지 제조사가 책임지기는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세탁기와 건조기 안전사고 유형은?

 

세탁기와 건조기는 필수 가전이지만, 호기심이 많고 체구가 작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위험 공간이 될 수 있다.

 

드럼세탁기나 건조기는 앞면에 문이 있고 내부가 밀폐된 구조다. 아이들은 이곳을 ‘나만의 비밀 아지트’나 ‘숨바꼭질 장소’로 오인해 들어갔다가 갇히는 경우가 있다. 드럼세탁기나 건조기는 내부에서 문을 강하게 밀기 어렵고, 산소가 차단되어 짧은 시간 안에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에서 문을 여는 통돌이 세탁기의 경우, 아이들이 내부를 구경하거나 물건을 꺼내려다 중심을 잃고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발판이나 의자를 딛고 올라간 아이들이 깊은 세탁기 통 안으로 미끄러지면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특히 물이 채워져 있거나 작동 중일 때는 즉각적인 구조가 더 어렵다.

 

세탁기 도어나 세탁기 주변의 미세한 틈새에 아이들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도 가끔 발생한다.

 

2021년 5월 19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2세 어린이가 드럼세탁기 문 주변 틈새에 손가락이 끼어 빠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해 119 구조대가 출동했다. 다행히 식용유와 장비를 이용해 구조되었으나, 자칫 골절이나 중상으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가정 내 가전제품 사고는 대부분 보호자의 시야를 벗어난 짧은 순간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어린이 잠금(Child Lock) 기능을 상시 활성화하는 것이다. 최신 가전 제품에는 버튼 조합이나 길게 누르기로 작동하는 ‘차일드락’ 기능이 있다. 세탁기를 쓰지 않을 때 이 기능을 켜두면 아이가 혼자 문을 열거나 작동 버튼을 누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세탁기 내부 습기 제거를 위해 문을 열어두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문을 닫아두어야 한다. 세탁실 주변의 발판이나 의자도 치워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세탁기와 건조기는 절대 들어가거나 장난치는 곳이 아닌 위험한 물건임을 반복해서 단호하게 교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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