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관측 이래 3번째 ‘7월 지각 장마’ 온다

6월 내내 잠잠한 장마전선..7월 초나 돼야 북상할 듯
한반도 ‘찬 공기 족쇄’에 막혀
늦장마는 기습 폭우 불러…‘극한 호우’ 대비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평년 같으면 전국의 장맛비 피해 소식이 매일 보도될 시기인데, 비 대신 찌는 듯한 무더위와 소나기만 반복되고 있다.

 

6월 말인데도 장맛비 소식이 아예 없다. 예년 같으면 제주와 남부지방을 거쳐 중부지방까지 거센 비를 뿌렸을 장마전선이 올해는 7월이 되어서야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 관측망이 전국으로 확충된 1973년 이후 제주 기준으로 ‘7월 장마’가 시작되는 것은 올해가 세 번째다.

 

역대 가장 늦게 시작된 장마는 1982년(제주 기준 7월 5일, 내륙 기준 7월 10일)이었다. 그다음으로 늦었던 해는 2021년(7월 3일)이다.

 

 

◇장마 왜 늦어지나

 

장마가 시작되려면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키워 한반도 쪽으로 밀고 올라와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세 가지 거대한 ‘장벽’이 이 북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우선 한반도 상공의 찬 공기 덩어리다. 현재 한반도 북쪽 상공에는 영하 15도 안팎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이 찬 공기가 일종의 ‘에어커튼’ 역할을 하며 장마전선(정체전선)을 일본 남쪽 해상(북위 30도 부근)에 꽁꽁 묶어두고 있다.

 

또 엘니뇨와 시베리아 지표 변화도 늦장마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과 동시베리아 지역의 초목 증가 등 지구온난화 여파가 대기 흐름을 뒤틀어 놓았다. 이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일본 남쪽 해상으로 연달아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메칼라’와 제8호 태풍 ‘히고스’ 역시 고기압의 확장을 방해하는 변수로 작용하며 장마 시계를 늦췄다.

 

◇장마 언제 시작될까

 

기상청은 7월 초 시작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아직 확정하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장마는 단순히 하루 이틀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정체전선이 형성되어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지를 보고 사후에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7월 3일 전후의 기압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남쪽으로 빠져나가는 태풍들이 정리되고 북쪽의 찬 공기가 물러나면, 그간 억눌려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향해 급격히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각장마가 초래할 수 있는 집중호우다.

 

장마가 늦어질수록 남쪽의 막대한 수증기가 한 번에 밀려 올라올 응축력이 강해진다. 이 때문에 올해 장마는 초반부터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를 퍼붓는 ‘극한 호우(기습성 폭우)’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