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안전] 대낮에 선박 충돌 사고는 왜 일어날까

25일 낮 부산 앞바다에서 어선과 LPG 운반선 충돌
선장 사망, 선원 2명 실종
선박 충돌 사고, 의외로 운항 부주의가 가장 많아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25일 오전 10시 10분께 부산 기장군 대변항 남동방 23해리(42.6㎞) 해상에서 12명이 승선한 992톤 LPG운반선과 8명이 탄 79톤 저인망 어선 제3동아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상대적으로 작은 어선이 침몰해 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6명 등 선원 8명이 바다에 빠졌으나 6명은 LPG운반선 측에 구조됐다.

 

그러나 한국인 선장(62)은 상태가 위중해 대변항 도착한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국적 30대 선원 2명은 실종됐다. 나머지 선원 5명도 저체온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충돌의 직접적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충돌 당시 사고 해역의 날씨는 좋지 않았다.

 

해경은 경비함정, 해군함정, 헬기, 인근 조업선, 관공선, 조명탄 등을 총동원해 밤에도 사고 해역 인근을 수색했지만 강한 너울성 파도로 26일 오후까지 실종 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사고 해역에 초속 10~12m의 강풍과 함께 최대 2.5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돌 당시 선원들은 갑판에서 어획물 선별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조끼 착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침몰한 어선은 이날 새벽 1시 30분께 부산 남항에서 출항해 조업 중이었고, LPG 운반선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울산항 SK1부두를 떠나 일본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사고 수습에 임하고, 인명 구조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선박 충돌 사고 왜 일어날까

 

선박 충돌 사고 대부분은 항법 위반, 경계 소홀, 기상 악화, 피로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특히 작은 어선은 충격에 매우 취약해 침몰로 이어져 인명피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선박끼리 충돌해 침몰하는 원인 중 하나는 의외로 ‘경계 소홀’이 가장 많다. 선장이나 기관사가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거나 레이더·AIS 등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아 상대 선박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다.

 

조업에 집중하다 주변 선박을 놓칠 수가 있고, 선원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서류 작업을 하다가, 졸음운항을 하다가 사고가 날 수 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에서도 충돌사고의 상당수는 ‘적절한 경계 소홀’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항법(충돌예방규칙) 위반 사례도 있다. 바다에는 자동차처럼 ‘길’은 없지만 국제충돌예방규칙(COLREGs)이 있다. 예를 들어 피항선이 피하지 않거나, 유지선이 끝까지 진로를 유지하지 않는 경우, 정면으로 접근하면서 서로 우현으로 피하지 않는 경우, 횡단 상황에서 우선권을 잘못 판단한 경우 등에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야간이나 안개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우도 충돌 사고가 날 수 있다. 짙은 안개나 비가 오는 새벽에는 상대 선박을 육안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조업 중인 어선은 방향 전환이 어렵고 속도를 갑자기 줄이기 힘들며 그물이 다른 선박에 걸릴 위험도 있다.

 

자동조타로 항해하면서 선원이 계속 감시하지 않는 경우도 사고 원인이 된다. AIS나 레이더가 있다고 해도 사람이 상황을 판단하지 않으면 사고를 막기 어렵다.

 

특히 10~100톤급 어선은 선체가 얇고 방수 구획이 적어 기관실이 바로 침수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부산 앞바다 사고처럼 상선이나 바지선과 충돌하면 큰 구멍이 생겨 수분 내 침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25년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는 모래운반 대형 바지선과 작은 어선이 충돌한 뒤 어선이 전복해 승선 인원 8명 중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해양사고는 3,255건이었는데 충돌은 전복·침몰과 함께 주요 사고 유형 가운데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