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사고 분야'만 수사하는 전문 경찰이 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후 도입
올 상반기 안전 분야 경력 전문가 30명 선발
순경이 아닌 경사로 바로 임명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산업재해만을 전담 수사하는 경찰 인력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경찰공무원 채용 시험 결과를 보면, ‘재난사고 분야 경력 경쟁 채용’ 전문 수사관으로 30명이 합격했다.

 

올해부터는 재난사고 분야 전문 수사관이 기존의 경장 계급에서 경사 계급으로 한 단계 상향되고, 채용 인원도 10명에서 30명으로 무려 20명이나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경찰이 산업중대재해 수사를 일반 초임 경찰 업무가 아닌 고도의 전문 수사 영역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대재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일반 순경 공채 출신이 아니라 민간의 이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을 상대로 선발한다.

 

과거 산업재해 수사는 주로 일반 형사나 수사관이 맡았다. 하지만 중대재해 사건은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건설공학, 전기·기계 안전, 화학공정, 시설물 안전관리, 재난 원인 분석 같은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사했을 경우 단순히 누가 책임자인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안전 난간이 규정대로 설치됐는지, 구조계산은 적정했는지, 원청과 하청의 책임은 어떻게 나뉘는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없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안전·공학 분야 전문가를 별도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산업재해·건설현장 붕괴·화학물질 누출·폭발사고 등에서 기업이나 경영책임자의 형사책임을 수사하게 된다. 특히 사망자가 발생한 산업재해는 대부분 수사 대상이다.

 

이 직책은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역할과 중요성이 크게 커졌다.

 

경찰청은 이 분야 지원 자격으로 안전관리 관련 자격증, 관련 학위, 관련 분야 실무경력 중 한 가지나 복수 요건을 요구한다.

 

대표적인 자격증 예시는 건축기사, 건설안전기사, 산업안전기사, 전기기사, 기계안전기술사, 건설안전기술사 등이다.

 

이 분야에서 일할 수사관은 헌법이나 형사법, 경찰학 등 과목을 시험 보는 일반 순경 공채 방식과 달리 서류전형, 전문 분야 필기 또는 실기, 체력검사, 면접 중심으로 선발한다. 즉 ‘경찰 시험을 잘 보는 사람’보다 ‘산업안전 전문가’를 뽑는 것이다.

 

합격하면 경찰 신분으로 교육을 받은 뒤 시·도경찰청 형사기동대나 수사부서, 국가수사본부 계통의 산업재해·재난사고 수사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안전보건공단, 소방당국 등과 합동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산업재해와 중대재해 수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기 위해 재난사고 분야 경력경쟁채용을 본격 도입한 것은 2022년 전후다. 특히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계기로 산업재해 수사의 전문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채용 규모와 역할이 확대됐다.

 

재난사고 분야 경력채용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산업안전기사·건설안전기사·기술사 등 안전 전문가를 경찰관(경사)으로 특별 채용해 중대재해처벌법 사건과 대형 산업재해를 수사하도록 만든 전문 수사관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