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올해도 ‘다슬기 사고’가 어김없이 발생했다.
#1. 6월 22일 오후 4시 3분께 충북 영동군 매곡면의 한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60대 여성 A씨가 갑자기 넘어지면서 물에 빠졌다. 함께 다슬기를 잡던 사람에게 구조돼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 5월 30일 오후 5시 44분께 충남 금산군의 한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50대 남성 B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함께 다슬기를 잡던 일행이 안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B씨를 찾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3. 지난해 6월 30일 오후 11시 53분쯤 경북 영천 한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80대 A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하천 수심은 30㎝ 안팎이었다.
#4. 같은 날 오후 10시 48분쯤 충북 보은 하천에서는 80대 B씨가 다슬기를 잡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요즘 다슬기가 한철이다. 5~9월에 전국 하천에서 다슬기가 많이 잡힌다. 가격이 1㎏당 4만 원 수준으로 올라 잡아서 파는 사람도 늘었다. 다슬기는 경북에선 ‘고디’, 충청도에선 ‘올갱이’라고 불린다. 해장국에 넣어서 많이 먹는다.
그런데 “다슬기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나온다.
2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3∼2025년) 6∼8월 다슬기를 채취하다 물에 빠져 숨진 사람이 32명이나 된다. 한 해에 열 명 정도나 희생되니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겨우 무릎 높이 정도인 내륙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사람들이 왜 잇따라 익사하는 걸까.
다슬기는 자갈이나 돌에 붙은 이끼, 수초 등을 먹고 산다. 이 때문에 다슬기가 많이 서식하는 곳은 미끄럽다. 맨발로 들어가 다슬기를 잡다가 미끄러져 물에 빠지는 것이다.
하천 가장자리는 수심이 얕지만 가운데는 움푹 파여 깊은 곳도 많다. 물살이 빠른 여울도 있다. 다슬기는 날씨가 더워지면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깊은 바닥에 모인다.
또 다슬기는 야행성이라 밤에 더 많이 나온다. 그래서 어두워진 후에 다슬기를 잡는 사람도 많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숙이고 물속만 집중하다 보면 수심이나 물살을 놓치기 쉽다.
다슬기를 잡는 사람은 대체로 노인들이다. 노인들은 갑자기 미끄러지면 정신을 잃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하는 경우가 생긴다.
충북소방본부 구조구급팀 박정근 소방장은 “잔잔해 보이는 하천이라도 몸을 움직이다 보면 갑자기 움푹 패여 수심이 깊어지는 곳이 있을 수 있고, 물살 센 곳에 들어가 급류에 휩쓸릴 우려도 있다”며 “아무리 수영에 능한 사람이라도 물속에서 넘어지면서 순간적으로 당황하면 대처 능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안전 장구로 구명조끼만 입어도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또 혼자서 다슬기를 잡으러 물에 들어가는 것은 금물이다. 수시로 허리를 펴고 일어나 자신의 위치와 지형을 살피고, 위급 상황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동료와 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