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깊이가 25cm밖에 되지 않는 물놀이장에서 10살과 9살 초등생 형제가 익사했다. 그런데 사망의 1차 원인은 감전이었다. 이 물놀이장은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었다.
21일 오후 2시 42분께 전남 곡성군 한 민간위탁 체험공원 내 물놀이장에서 “형제가 물에 빠진 뒤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형제는 병원 이송 2시간여 만에 숨졌다.
전남 곡성경찰서는 형제의 직접 사인은 익사이지만, 먼저 감전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숨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전달받았다.
경찰은 사고 당일 현장 감식에서 물놀이장에서 전압이 초과 계측되는 등 전류가 흐르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놀이장 개장 준비 과정에서 설치한 조명 시설의 전선 일부가 물에 닿거나 잠기면서 전류가 흘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폐쇄회로(CC)TV에도 형제가 물에 들어가자마자 그대로 쓰러지는 모습과 물에 빠진 후에도 몸부림을 치지 않는 장면 등이 확인됐다.
물놀이장은 곡성군이 민간에 운영을 위탁한 곳으로 다음 달 정식 개장을 앞두고 전기와 조명, 분수 설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기시설 공사 등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었지만, 물놀이장의 입장이 제한되거나 위험하다는 팻말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다른 이용객이나 안전요원 등 시설 관계자도 없었다. 이곳은 키즈카페, 동물 먹이주기 체험 등이 결합한 복합형 체험시설이라 주민의 산책코스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운영자들의 방심이 빚은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사 결과, 형제는 물놀이장 운영 업체 관계자와 알고 지내던 친척의 도움으로 어머니와 함께 개장 전 물놀이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업체 측의 시설·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업체 관계자들을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어린이 2명이 숨진 중대 사고인 점을 고려해 사건을 전남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2일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도내 테마파크 113곳 전체를 대상으로 전기·소방 등 유관기관 합동 특별 안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감전 위험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설마 이런 곳에서?’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곡성 사고처럼 감전사고는 물놀이 시설뿐만 아니라 전기가 사용되는 모든 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전은 전류가 인체를 통과하면서 신경·근육·심장 등에 손상을 일으키는 사고다. 산업현장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내부 손상이 더 위험한 경우가 많다.
집 안팎에서 감전이 발생하는 경우는 △피복이 벗겨진 전선을 만졌을 때, △젖은 손으로 전기기구를 사용할 때, △누전된 전기제품을 만졌을 때, △전기설비를 정비하거나 수리하다가 전원을 차단하지 않았을 때, △고압선이나 전기설비에 접근했을 때, △침수된 지역에서 전기가 흐르는 물에 접촉했을 때 등이다.
특히 장마철 시기에는 물웅덩이 등에 전류가 흐르는지를 조심해야 한다.
감전이 되면 전압, 전류의 크기, 접촉 시간, 전류가 통과한 경로 등에 따라 증상과 피해가 달라진다.
경미한 감전 시에는 손발 저림이나 따끔거림, 근육 경련,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중증 감전 시에는 심한 화상, 의식 저하 또는 의식 상실, 호흡곤란, 전신 경련, 심장 부정맥. 심한 경우 심정지가 일어난다. 전류가 가슴을 통과하면 심장의 정상 리듬이 깨져 매우 위험하다.
감전 사고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은 우선 전원을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전원을 끌 수 없다면 마른 나무막대, 플라스틱 막대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로 피해자를 전원에서 분리해야 한다. 이 때 맨손으로 피해자를 잡아당기면 구조자도 감전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즉시 119에 신고해 의식이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감전 사고의 특징은 겉으로는 이상이 없어 보여도 심장이나 근육,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의식이 없고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면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다.
화상 부위는 깨끗한 물로 식혀주고 연고나 된장, 얼음 등을 바르지 말고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덮고 병원으로 이송한다.
손상된 전선은 즉시 교체해야 한다. 전기가 노출된 산업현장에서는 절연장갑, 절연화 등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