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픽시 자전거, "이젠 타선 안 됩니다"

자전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청소년 유행 ‘픽시’ 사고 막는다
자전거도로서 타면 50만 원, 브레이크 떼면 징역 6개월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픽시(Fixie) 자전거’가 개성을 드러내는 표시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한 구조와 세련된 디자인, 가벼운 무게 덕분에 도심 라이딩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픽시 자전거는 안전 문제를 둘러싼 우려를 안고 있다. 많은 이용자들이 디자인이나 경량화를 이유로 앞·뒤 브레이크를 모두 제거한 채 운행하고 있다.

 

픽시 자전거는 고정기어(Fixed Gear) 방식의 자전거다. 일반 자전거와 달리 페달과 바퀴가 직접 연결돼 있어 바퀴가 돌아가는 동안 페달도 계속 움직인다. 원래는 경륜장 경기용 자전거에서 유래했으며 구조가 단순해 고장이 적고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는 갑작스럽게 보행자가 나타나거나 차량이 끼어드는 상황에서 즉시 멈추기 어렵다. 비가 오는 날이나 내리막길에서는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일반 자전거에 익숙한 이용자는 무의식적으로 페달을 멈추려 하지만 픽시는 페달이 계속 돌아가므로 균형을 잃거나 넘어질 수 있다. 또한 긴급상황에서 브레이크 대신 역페달 제동을 시도하다가 미끄러지는 사고도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 발표한 ‘픽시 자전거 안전실태조사’에서도 안전 문제는 확인됐다. 소비자원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픽시자전거 20대를 조사한 결과 55%는 앞 브레이크만 장착돼 있었고, 20%는 앞·뒤 브레이크가 모두 없는 상태로 판매됐다.

 

실제 이용 중인 픽시자전거 54대 조사에서도 57.4%는 앞 브레이크만 있었고 29.6%는 앞·뒤 브레이크 모두 미장착 상태였다. 구매·이용 경험자 400명 중 42.8%는 사고가 났거나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제동장치 없는 픽시의 제동거리는 일반 자전거보다 시속 10㎞에서 최소 5.5배, 시속 20㎞에서 최대 13.5배 길어질 수 있다.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나거나 앞 차량이 멈추는 상황에서 충돌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자전거는 돌발 상황에 취약하다. 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 이면도로에서는 픽시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에어컨 실외기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브레이크를 떼고 도로를 달리는 픽시 자전거가 자전거법상 관리 대상에 포함되게 됐다. 제동장치 설치 의무와 단속 근거가 명확해지면서 그동안 법 적용에서 비켜 있던 안전 사각지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18일 본회의에서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를 자전거 범위에 포함하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행정안전부는 제동장치를 임의로 제거한 자전거의 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브레이크를 뗀 픽시자전거를 개조·이용하면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제동장치가 없는 자전거를 자전거도로에서 운행하면 5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기존 자전거법은 자전거를 ‘제동장치가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 때문에 브레이크를 제거한 픽시는 오히려 법률상 자전거 범주에서 벗어나 개조나 자전거도로 통행을 제한할 근거가 불분명했다.

 

개정안은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도 자전거 범위에 넣고 제동장치 부착 의무를 별도로 명시했다. 안전요건에 맞지 않게 자전거를 개조했을 때 처벌하거나 자전거도로 통행을 제한하는 대상도 기존 전기자전거에서 모든 자전거로 넓혔다.

 

행안부는 개정 내용을 자전거 안전교육에 반영하고 경찰청과 홍보·계도·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