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침수, 신림동 반지하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막을 수 있으려나?

서울 강남·서초·관악 등 6개 구, ‘도시침수예보’ 시행
기후부, ‘도시침수법’ 제정 후 첫 시행
강남역·신대방역 일대 등 우려
10분마다 침수 상황 분석·예측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2022년 8월 8~9일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관측 사상 최고인 시간당 140㎜ 안팎을 기록하며 큰 피해를 남겼다.

 

특히 강남역 일대가 물바다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2022년 8월 8일 밤 강남역은 주변보다 지대가 낮은 분지형 지형이어서 빗물이 한꺼번에 몰리며 도로가 강처럼 변했다. 수백 대의 차량이 침수되거나 고립됐고, 지하상가와 건물 지하층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차량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40대 남매가 물에 잠긴 도로를 건너다 뚜껑이 열려 있던 맨홀에 빠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후 법원은 서초구의 관리 책임을 일부 인정해 유가족에게 배상 판결을 내렸다.

 

 

또 다른 사회적 충격은 같은 날 밤 9시경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침수 사고였다. 반지하 주택에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발달장애 가족 등 3명이 탈출하지 못하고 숨졌다. 집 안에 있던 40대 자매와 10대 딸 세 명이 지인을 통해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는데 소방이 출동해 물을 뺀 후 세 사람은 숨진 채 발견됐다.

 

반지하 주택 특성상 출입구가 사실상 계단 하나뿐이었다. 이 사고는 영화 ‘기생충’ 속 반지하 침수 장면을 현실로 보여준 비극으로 평가되며, 반지하 주거 문제를 촉발했다.

 

강남역 침수는 도시 배수시설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고, 신림동 반지하 참사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재난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재난 불평등’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그 다음해인 2023년 7월 충북 청주의 오송 지하차도에 물이 쏟아져 들어와 14명이 숨지면서 도시 침수 대응에 대한 요구는 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대책법’을 제정, 2024년 3월 15일부터 시행했다.

 

침수 위험이 큰 하천을 ‘특정도시하천’으로 지정하고 하천·하수도·저류시설을 국가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법에 따라 도시 침수가 예상되면 이를 알려주는 ‘도시침수예보’가 19일부터 서울 강남·서초·관악·구로·동작·영등포 등 6개 구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된다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8일 밝혔다. 강남역과 신대방역 일대가 우려되는 곳이다.

 

 

기후부는 이번 예보 체계가 침수 관련 위험 정보를 사전에 전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대응과 연계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예보가 발령되면 서울시와 6개 자치구, 경찰, 소방 등이 현장에서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현장조치 매뉴얼에 따라 행동한다. 수방시설을 즉시 가동하고 반지하 주택 등 취약지역 주민 대피와 구조 활동도 수행한다.

 

침수주의보 단계에서는 현장 순찰 강화, 수방시설 가동 준비, 침수 취약가구 상황 공유가 이뤄진다. 경찰은 교통 통제를 준비하고 소방은 구조 출동을 준비한다.

 

침수경보가 내려지면 도로·하천 등 전면 통제, 차량 진입 차단, 인명구조와 긴급대피 지원, 지하철·지하상가 출입구 차수판 설치와 출입 통제 등이 이뤄진다.

 

실시간 자료 공유 시스템도 구축됐다. 기상청의 레이더 관측 및 예측 강우 자료, 국토부의 정밀 도로지도 기반 3차원 공간정보, 서울시의 관망자료와 관로·노면 수위계,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계측 자료를 실시간으로 통합 연계한다.

 

기후부는 이를 바탕으로 10분마다 자동으로 침수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모델을 가동한다.

 

한강홍수통제소가 침수 가능성을 사전 예측해 침수주의보를 발령하거나 실시간 침수 감지 시 침수경보를 발령하면 대국민 안전안내문자(CBS)가 즉시 발송된다.

 

시민들은 안전안내문자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내 위치 기반 침수 우려 지역 확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의 위치가 침수 우려 지역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대피를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기후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기상청, 서울특별시와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현장 통제와 구조를 담당할 자치구, 경찰, 소방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도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