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안전] 집중호우 시 침수된 차량에서 빨리 탈출하려면?

침수 시작되면 문 열지 말아야
초기에 전기 작동할 때 옆창문 내리고 탈출하는 것이 최우선
늦었으면 옆유리를 비상망치나 헤드레스트금속봉으로 깨고 탈출
옆유리 중앙이 아닌 모서리를 집중적으로 타격해야
앞문은 접합유리라서 안 깨져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언제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질지 모른다. 기습폭우 시에는 도로를 주행하다가 물웅덩이에 차가 침수될 수도 있고, 지하주차장에 물이 찰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7월 16일부터 20일 사이에는 사망자 18명, 실종자 9명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은 3130여 대(보험업계 피해 신고 접수 기준)로 집계됐다.

 

운전자라면 예기치 못한 집중호우에 대비해 차량이 침수될 때 효과적으로 탈출하는 방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물에 잠기기 시작할 때

 

차량이 물에 잠기기 시작하면, “문을 열까, 창을 깰까”를 망설이는 사이가 가장 위험하다. 핵심부터 말하면 창문이 아직 전기로 작동할 때 빨리 열고 탈출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안 되면 옆 유리를 깨고 탈출해야 한다.

 

차 안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즉시 안전벨트를 풀고 옆창문을 내려야 한다. 물이 들어와도 보통 몇 분간은 전기가 작동을 한다.

 

중요한 것은 문은 절대 먼저 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수압 때문에 잘 열리지도 않지만, 열리더라도 물이 급격히 차 안으로 유입된다.

 

 

◇창문이 안 열릴 때는?

 

옆 유리(강화유리, Tempered glass)를 깨는 것이 1순위다. 앞유리(윈드실드)는 거의 깨지지 않는다. 창을 깨는 도구로는 차량용 비상 망치(센터펀치)나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 금속봉을 이용하면 좋다. 차량용 비상망치를 구입해 조수석 서랍 속에 넣어두는 게 좋다.

 

국립소방연구원이 16일 공개한 ‘차량 유리 종류별 파손 특성과 탈출 가능성 비교·분석’에 따르면 옆 창문인 강화유리는 비상망치 같은 전용 탈출도구를 사용하면 비교적 쉽게 탈출할 수 있었다.

 

비상망치가 없어 머리받침대 금속봉을 이용하는 방법은 창틀과 몰딩이 충격을 흡수해 신속하게 유리를 파손하기가 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리 중앙부를 타격하는 것보다는 가장자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타격할 때 파손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물이 차량 내부까지 거의 차오른 경우

 

물이 차면서 내부·외부 압력이 같아지는 순간 문이 열릴 수 있다.

 

그 때를 기다려 탈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단계는 매우 위험해서 보통은 창문 탈출이 권장된다.

 

◇강화유리 vs 이중접합 차음유리 차이

 

요즘 자동차는 앞유리(접합유리)를 ‘이중접합 차음유리(Acoustic laminated glass)’로 설치하는 게 늘고 있다. 정확히는 ‘접합유리’에 소음을 막아주는 ‘차음용 PVB 필름’을 부착한 것이다.

 

접합유리는 차량 파손 시 유리 비산(흝어짐)을 방지하고 차음유리는 바람소리나 노면 소음을 감소해준다. 사실상 모든 차량 앞유리는 접합유리인데 고급 승용차에서 차음유리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

 

측면유리를 접합유리가 아닌 강화유리로 하는 이유는 생존과 직결된 이유에서다. 강화유리는 사고 시 깨기 쉬워서 탈출을 손쉽게 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강화유리는 충돌했거나 일부러 부술 때 작은 알갱이처럼 “후두둑” 부서져 위험한 날카로운 조각이 적게 나온다.

 

이에 비해 이중접합 차음유리는 깨져도 유리가 필름에 붙어서 안 흩어진다. 충격을 받아도 거미줄처럼 금만 가서 훨씬 깨기가 어렵다.

 

국립소방연구원 실험에 의하면 이중접합차음유리는 머리받침대 금속봉과 비상탈출망치, 펀치형 망치, 카드형 망치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해도 유리 사이 중간 막 때문에 타격 부위만 국소적으로 파손돼 단시간 내 탈출 공간을 확보하는 데 큰 한계가 있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강화유리가 장착된 옆창문 모서리를 파손한 뒤 신속히 탈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중요한 생존 포인트로 △문 열려고 버티지 말기(수압 때문에 시간 낭비), △열린 창문으로 탈출이 안 되면 즉시 옆유리 파괴, △도구는 항상 운전석 가까이에 두기, △아이가 있다면 먼저 아이 탈출 △침수 시작 1~2분 내 결정을 강조한다.

 

또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차량 내부와 트렁크가 연결된 차량은 트렁크를 탈출 경로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침수 초기 전동장치가 작동하는 동안에 미리 개방해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