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안전] ⑩가정 내 영유아, 노인 질식사...순식간에 벌어진다

영유아 옆이나 침대에는 절대 비닐봉지 놓아선 안돼
혼자 사는 노년층은 음식을 작게 잘라서 천천히 먹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가정 내 질식 사고는 조용히, 그리고 순식간에 발생한다. 특히 영유아와 고령층은 스스로 위험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 치명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질식 사고를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집 안 곳곳에 위험 요소가 숨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영유아 비닐봉지 사고다. 아이들이 장난처럼 비닐을 뒤집어쓰거나 얼굴에 가져갔다가 호흡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2010년 10월 20일 오후 5시경 대구 달서구 도원동의 한 아파트 가정집 안방에서 생후 100일 된 남자아이가 생활용 비닐봉투에 얼굴이 덮인 채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했다.

 

어머니가 잠깐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홀로 남겨진 아기가 뒤척이거나 움직이는 과정에서 주변에 방치되어 있던 비닐봉지가 얼굴에 밀착되었고, 스스로 이를 떼어내지 못해 기도가 막히면서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정 내에서 흔히 쓰는 얇은 일회용 비닐봉지가 영유아에게는 얼마나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 비극적 사례다.

 

영국에서는 한때 영유아들이 ‘기저귀 처리용 향기 나는 미니 비닐봉지’(Nappy Sacks)를 가지고 놀다가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가 수년간 연이어 발생해 보건당국이 대대적인 경고를 발령한 적이 있다.

 

부모들이 기저귀 교환대 근처에 이 비닐봉지 롤을 놔두었는데, 손귀가 발달하기 시작한 아기들이 이를 장난감인 줄 알고 만지다가 입으로 가져가거나 얼굴에 뒤집어쓰면서 기도가 막혀 숨진 것이다. 특히 기저귀용 비닐은 일반 비닐보다 얇고 유연해 얼굴에 더 쉽게 밀착되는 특성이 있다.

 

미국, 유럽 등의 거의 모든 제품 포장 비닐에는 “이 봉지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질식의 위험이 있으니 아기와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십시오”라는 경고문이 의무적으로 인쇄되어 있다.

 

또 침대 이불과 베개도 위험하다. 영아는 스스로 몸을 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푹신한 침구에 얼굴이 파묻히면 질식 위험이 커진다. 너무 부드러운 이불, 베개, 범퍼 쿠션은 영아가 뒤집기를 하다 코와 입이 막히는 원인이 된다.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는 단단한 매트리스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재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실제로 영아 돌연사 사고 중 상당수가 수면 환경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영유아 수면 공간 반경에는 절대 비닐류를 두지 말아야 한다. 가정에서 비닐봉지를 보관하거나 버릴 때는 부풀어 오르지 않도록 반드시 단단하게 묶거나 묶어서 부피를 최소화해야 한다.

 

완구나 의류 등을 새로 샀을 때 나오는 얇은 포장용 비닐은 뜯는 즉시 아기 주변에서 치워야 한다. 아기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좋아한다고 해서 생활 비닐봉지를 장난감 대신 쥐여주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고령층에서는 음식물 질식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떡, 고기, 견과류, 오징어, 낙지 같은 점성이 높거나 질긴 음식은 식도를 막을 수 있어 고령층에게 매우 위험하다. 특히 명절에 떡을 먹다가 응급실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는 음식을 아주 작게 잘라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올해 1월 5일 74세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국민에게 슬픔을 안겨준 배우 안성기씨도 음식물이 목에 걸려 사망했다. 안 씨는 2019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은 뒤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해 투병을 이어오고 있던 중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자택에서 식사를 하다 음식물이 목에 걸려 의식을 잃은 채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 6일 만에 별세했다.

 

음식물이 기도를 막으면 4~5분 내 의식불명 상태가 되고 뇌세포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영구적 손상을 입는다. 뇌사 상태가 되는 것이다.

 

노인은 삼키는 기능이 약해져 작은 음식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혼자 식사하다 사고를 당하면 구조가 늦어져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밀폐된 차량 안에서 잠드는 것도 위험하다. 특히 어린이가 차 안에 방치될 경우 산소 부족과 열사병 위험이 동시에 발생한다. 최근에는 차박 문화 확산으로 차량 내 질식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하임리히법’

 

 

가족 중 누군가 목에 이물질이 걸려 숨을 쉬지 못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하임리히법’을 실시해야 한다.

 

환자의 뒤에 서서 한쪽 발을 환자 다리 사이에 넣어 지지하고-한쪽 주먹의 엄지 손가락 쪽 면을 환자의 배꼽과 명치 중간에 대고-다른 한 손으로 주먹을 감싸 쥐고, 안쪽 위 방향(J자 모양)으로 강하게 밀쳐 올리고-이물질이 나오거나 환자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반복한다.

 

영아의 경우는 허벅지 위에 아이를 엎드려 눕히고 머리를 낮춘 후, 양쪽 날개뼈 사이(등)를 손바닥 밑부분으로 5회 강하게 친다. 이어서 뒤집어 가슴 중앙을 두 손가락으로 5회 누르는 과정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