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빚은 이변? ‘6월 우박의 경고’

충주·제천에 어제 0.5∼1㎝ 우박 쏟아져…사과농가 등 피해
뜨거운 지상공기가 차가운 상공 대기와 만나 얼음알갱이로 변해
드문 현상 아니지만 기후변화로 점점 자주 발생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초여름 기온을 보인 11일 산간내륙지방인 충북 충주와 제천 일대에 우박이 쏟아졌다.

 

충북농협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10분부터 1∼3분가량 충주시 동량·산척면과 제천시 백운면 등에 지름 0.5∼1㎝의 우박이 쏟아져 사과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농협에는 충주 40개 농가(53㏊), 제천 20개 농가(19㏊)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신고 농가의 90% 이상은 사과를 재배했고, 나머지는 고추 등 밭작물 재배 농가였다.

 


◇왜 여름에 우박이 내릴까?

 

기온이 30도 안팎인 6월 중순에 우박이 쏟아지는 것은 사실 아주 드문 현상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매년 5~6월에 우박 피해가 보고된다. 2017년 6월 강원·충북 지역, 2020년 6월 경기·충청 지역, 2023년 6월 강원 영월·정선 일대, 2024년 6월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 등에서 우박이 쏟아져 농작물 피해를 냈다. 중부 내륙은 ‘초여름 우박 상습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유는 이렇다. 5~6월은 한여름처럼 지표는 뜨겁지만 상공에는 아직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다. 뜨거워진 공기는 강하게 상승하며 5~10km 상공에 있는 영하 10~30도의 차가운 공기와 만난다.

 

상승한 수증기는 얼음 알갱이로 변하는데 바로 떨어지지 못하고 구름 속을 여러 번 오르내리며 점점 커진다. 그러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우박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즉, ‘뜨거운 지상공기+차가운 상공’의 충돌이 여름 우박의 원인이다.

 

제천 같은 내륙 산간지역에서 우박이 잘 생기는 이유는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영향을 받는 내륙 분지 지형이기 때문이다. 낮 동안 지표 가열이 강하고 산을 따라 공기가 급상승하며 적란운(뇌우 구름)이 잘 발달한다. 그래서 여름철에도 국지적으로 우박이 자주 발생한다.

 

충북 제천을 비롯한 중부 내륙에는 11일 오후 소나기와 함께 돌풍·천둥·번개·우박이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가 이미 나와 있었다.

 

여름 우박 자체만으로는 이상기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품고 폭염과 한기가 더 강하게 충돌하면서 국지성 집중호우·돌풍·우박 같은 극한 기상이 강해지는 경향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점점 더 자주 관측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우박이 내렸다’는 것보다 우박의 크기와 빈도, 피해 규모가 커지는 최근 이상 기후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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