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철거 중인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가 일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면서 고가차도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가차도는 한때 산업화의 상징이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고가차도를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달리는 야경은 멋이 있었다. 서울의 고가차도는 1960~80년대 급격한 도시화와 자동차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거 건설됐다. 당시에는 사람보다 차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넘어서는 도로 교통체계 개선, 도시 미관 개선 및 도심 재생 사업, 보행환경 확보, 상권 회복, 지역 단절 방지,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상당수 고가도로가 단계적으로 철거되고 있는 중이다.
◇서울시 고가차도 건설 역사...1968년 아현고가가 최초
1960년대 후반부터 서울은 자동차가 급격히 늘어나자 서울시는 주요 교차로마다 고가차도나 입체교차시설을 만들기 시작했다. 급격한 인구 팽창과 도시 외연 확산으로 외곽지역에서 사대문 안 도심으로 교통이 집중되는 데 반해 도로 정비는 미흡해 교통 혼잡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시민의 보행보다 자동차가 우선이라는 도시계획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교차로를 신호 없이 통과시키는 고가차도가 가장 효율적인 교통해결책으로 여겨졌다.
서울기록원의 ‘서울의 고가도로와 고가차도’ 자료에 따르면 1966년과 1967년에 서소문, 광희, 고가 등 작은 규모의 고가도로가 건설됐지만, 당시는 고가도로가 아닌 ‘차도 육교’로 불렸기 때문에 1968년 건설된, 마포구 아현동에서 중구 중림동을 잇는 940m 길이의 아현고가도로가 서울시 최초의 고가도로로 기록됐다.
아현고가도로를 시작으로 중요한 고가로는 서대문고가차도(1971년), 서울역고가도로(1975년), 청계고가도로(1976년), 홍제고가차도(1977년), 문래고가차도(1979년), 선유고가차도(1991년) 등이 차례로 건설됐다.
고가도로 건설은 88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가속화됐고 1990년대까지 지속됐다. 총 101개가 건설됐다.
철도 건널목 사고를 막고 철도로 인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고가도 잇달아 건설됐다. 행당고가차도, 옥수고가차도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무너진 서소문고가차도도 같은 경우다.
◇고가차도의 몰락
대부분의 고가차도가 건설된 지 40~60년이 지났다. 구조물 안전문제도 있지만 버스전용차로, 지하철 확대, 교통신호 체계 개선으로 고가차도의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었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이후 교통을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번에 무너진 서소문고가차도는 서울 도심 고가차도의 마지막 세대를 상징하는 시설로 철거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도심 재생은 청계천 복원과 맞물린 청계고가도로 철거였다. 1969~1971년 건설된 길이 5.8km의 청계고가는 산업화 시대 서울의 상징과도 같았다. 2003년 7월 1일 시작된 청계고가 철거는 딱 두 달이 걸렸고 청계천은 2005년 10월 1일 서울시민에게 돌아갔다.
홍제고가차도는 1980년대 서울 북서부의 핵심 교통시설이었으나 2011년에 철거됐다. 문래고가차도는 2010년 철거됐다. 도시미관 개선과 지역 개발이 주요 이유였다. 서울 최초였던 아현고가도로는 2014년 철거됐다.
광화문과 충정로를 연결하는 핵심 도로였던 서대문고가차도는 2015년 철거됐다. 철거 후 보행자 중심 평면교차로가 조성됐다.
서울역고가는 자동차 고가도로였으나 2017년 보행공원인 ‘서울로7017’로 재탄생했다.
철거가 확정됐거나 검토 중인 주요 고가도로는 도림고가차도, 삼각지고가도로, 영동대교북단고가, 노들남북고가차도, 사당고가차도, 강남터미널고가도로 등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총 83개의 고가도로가 남아 있다. 최고치(101개)였던 때보다 18개 줄어들었다. 이중 12개 소가 안전등급 C등급(보통)을 받아 정기적인 보수·보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가장 긴 고가인 내부순환로는 철거 계획보다는 유지·보강 방향이 우세하다.
모든 고가차도가 철거 대상은 아니다. 동호대교와 바로 연결되는 압구정고가, 서대문구의 모래내고가, 현저고가, 한남2고가 등 철도나 지형적 고저 차이를 극복해야 하거나 한강다리와 직결되어 철거 시 주변 교통 마비가 우려되는 곳들은 앞으로도 유지·관리될 예정이다.
전국의 고가도로 숫자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고가도로가 교량으로 분류돼 관리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의 교량은 약 4만 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