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정말 아찔한 사고였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 당일 붕괴 직전까지 고가 바로 아래에 깔린 철로로 승객을 태운 열차 59대가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현장점검을 통해 위험성이 확인된 오전 11시30분 이후에도 55대의 열차가 철로를 통과했다. 고가가 무너지기 5분 전에는 KTX 종점인 행신역에서 승객 42명이 탑승한 20량짜리 KTX 열차가, 1분 30초 전에는 7량의 무궁화호 열차가 통과했다.
이 시간 동안 철로를 포함해 인접 도로와 건널목은 아무런 통제가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 위험성이 감지됐는데도 아무런 통제 없이 승객을 태운 열차가 12시간가량 무방비로 선로를 오고간 것이다.
28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붕괴사고 당일인 26일 새벽 2시 30분부터 사고가 발생한 오후 2시 30분 사이에 승객을 태운 채 고가 아래 철로를 통과한 열차는 59대에 달했다. KTX가 28대, 전동열차(주로 경의중앙선)가 31대였다.
승객을 태우지 않고 수리 등을 위해 통과한 회송열차와 화물열차까지 포함하면 총 166대다.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건널목은 KTX와 일반열차, 전동열차 등이 차량 정비를 위해 기지로 이동하는 중요한 구간이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KTX기지)과 수색차량사업소(일반열차 기지)로 가려면 여기를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곳 철로가 막히면 열차 운행이 전국적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5년 전 콘크리트 상판(슬래브)이 떨어져 나가는 등 불안정한 상태였다. 2021년 6월 1일 밤 8시 30분께 30∼70㎝ 크기 콘크리트 상판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 서울시는 안전점검 뒤 콘크리트가 들뜬 일부 부위에 추락방지망을 설치하는 임시 조처를 했다.
서울시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자칫 엄청난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데 우선 안전점검부터 한 후에 그 결과를 보고 통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정말로 통제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 판단하기 위한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통제 필요성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오후 2시에 현장 점검을 긴급하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고 나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통제 조치 등을 아마 취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안전 점검 후에 코레일 등에 철로 통제 등을 요청하려 했다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거더(대들보)의 안전성과 관련돼서는 철거 설계 당시에도 크게 이제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거더 자체가 무너지는 어떤 사고가 있으리라고는 아마 현장 내에서 그때 당시에는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애초에 붕괴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