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고가 붕괴] 수사당국, 붕괴 위험 인지·예방 조치 규명 속도 낸다

경찰 50여명 전담수사팀 가동 검찰도 안전사고 전문 전담팀 편성
노동부 작업중지 조치.. 침하 인지 후 안전조치·현장 진입 결정이 핵심 쟁점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검찰, 고용노동부가 유관기관 공조 체계로 본격적인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수사의 초점은 사고 전 구조물 이상 징후가 확인된 뒤 현장 관계자들이 위험을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예방 조치를 충분히 했는지, 그리고 안전진단을 위해 인력을 구조물 안으로 투입한 판단이 적절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27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 33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철거 중이던 고가 상판 일부가 무너지면서 현장 관계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앞서 확인된 구조물 침하와 관련한 안전점검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백승언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광역수사대 중대재해수사2계 등 3개 팀,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관할 경찰서 형사팀 등을 포함한 50여명 규모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절차 준수 여부를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수사팀이 신속히 수사에 착수해 관계부처와 함께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번 사건의 위중성을 고려해 별도 전담팀을 편성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사건 전담부서인 형사5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으로 전담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전담팀은 대검찰청 ‘안전사고 분야’ 공인전문검사인 소재환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이 이끌고, 전담검사 4명과 수사관 6명이 투입된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경찰과 노동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하고, 신속한 피해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 수습 체계를 가동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직후 신속한 사고 수습을 긴급 지시했고, 노동부 본부와 서울서부지청에는 각각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와 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가 설치됐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과 서울서부지청장, 근로감독관 등은 현장에 출동해 해당 작업에 대한 작업중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 수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대목은 ‘위험 신호 이후의 의사결정’이다. 사고 전 철거 작업 과정에서 구조물 침하 등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사기관은 해당 사실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고됐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 증언 등으로는 이미 사고 30분 전부터 위험징후 나타났다고 한다. 실제로 위험 징후가 확인된 뒤 작업이 실제로 중단됐는지, 현장 출입이 통제됐는지, 임시 지지대 설치나 하중 분산 같은 보강 조치가 이뤄졌는지도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전점검 과정 자체가 적절했는지도 쟁점이다. 노후 고가 구조물에서 침하가 발생했다면, 사람이 직접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추가 붕괴 가능성을 먼저 차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장 관계자들이 구조물 내부나 거더 인근으로 진입했다면, 누가 진입을 결정했고 어떤 구조 검토를 근거로 판단했는지가 책임 규명의 핵심이 된다.

 

먼저, 수사 대상은 시공사와 감리, 안전진단 참여자, 발주·관리 주체 전반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공사는 철거 공정의 직접 안전관리 책임을, 감리와 건설사업관리단은 공정과 안전조치의 적정성 확인 책임을 진다. 서울시 역시 공공시설 철거 공사의 발주·관리 주체인 만큼, 위험 상황 보고와 현장 통제, 작업 재개 또는 점검 방식 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수사의 큰 축이다. 이번 사고로 현장 업무 관련자 3명이 숨진 만큼, 중대산업재해 해당 가능성이 우선 검토될 수밖에 없다. 수사기관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현장 책임자들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위험성 평가와 작업계획 수립, 붕괴 방지 조치, 출입 통제, 비상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고는 단순히 구조물이 무너진 사건이 아니라, 위험을 감지한 뒤에도 사고를 막지 못한 관리 체계의 실패 여부를 따지는 게 핵심 사항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당국의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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