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핫이슈] 확산되는 에볼라.. 민주콩고 사망자 200명 넘자 각국 검역 ‘촘촘’

WHO “의심 사례 900건 넘어”…분디부교형 확산에 백신 공백 우려
미국·인도 등 여행·입국 관리 강화…한국도 Q-CODE 제출·전수검역 확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아프리카 중부에서 에볼라바이러스병이 빠르게 번지면서 각국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이른바 민주콩고에서 사망자가 200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진 데 이어 우간다 등 인접국에서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미국과 인도 등 주요국은 여행 제한과 입국 검역 강화에 나섰고, 우리 보건당국도 중점검역관리지역을 확대 지정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CNN와 AP,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민주콩고 동부 이투리주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에볼라 감염병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WHO는 지난 17일 민주콩고와 우간다의 에볼라 발생 상황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가운데, 당시 민주콩고 이투리주에서 확진 8건, 의심 사례 246건, 의심 사망 80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후 확산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4일 민주콩고에서 확인된 에볼라 의심 사례가 900건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101건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현지 상황을 전하며 사망자가 최소 220명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확산세가 더 우려되는 것은 이번 바이러스가 ‘분디부교형’ 에볼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자이르형, 수단형, 분디부교형 등 여러 유형이 있는데, 이번 유행에 대해서는 널리 쓰일 수 있는 승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민주콩고 보건부가 지난 15일 이투리주에서 에볼라 발생을 공식 확인했고, 바이러스 유형이 분디부교형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WHO도 최근 보고에서 민주콩고 내 의심 사례가 이투리주를 넘어 북키부, 남키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지 방역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민주콩고 동부는 오랜 무력 충돌과 치안 불안으로 의료 체계가 매우 취약하고, 의료인력과 장비도 우리나라로 치면 1960-70년대 수준이다. 의료진 보호장비와 격리시설이 부족한 데다, 일부 주민이 격리와 안전 장례 절차에 반발하면서 방역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의료시설 공격, 반군 활동, 국제 원조 축소, 주민 불신이 겹치면서 에볼라 대응이 한층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특히 시신 접촉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높은 에볼라의 특성상 장례 절차 관리가 핵심인데,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보건당국 간 갈등이 커질 경우 추가 전파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에볼라는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혈액, 침, 구토물, 설사 분비물 등 체액과 직접 접촉할 때 주로 전파된다. 공기 중으로 쉽게 퍼지는 호흡기 감염병은 아니지만, 증상이 나타난 환자와 밀접 접촉하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 잠복기는 보통 2~21일이다. 초기에는 발열, 피로감, 근육통, 두통, 인후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구토와 설사, 발진, 간·신장 기능 이상, 출혈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명률은 바이러스 유형과 의료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30~50% 수준으로 매우 높다. 

 

이에 따라 각국은 국경과 공항 검역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국 CDC는 민주콩고에 대해서는 사실상 입국 불허의 카드를 꺼내 들었고, 우간다와 남수단 입국 여행자를 대상으로 강화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이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도 추가 검역이 시작됐다. CDC는 해당 지역을 다녀온 여행자의 증상과 여행 이력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보건당국의 추적 관리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정부도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에 대한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고, 아프리카 CDC에 긴급 의료물자를 보내기로 했다.

 

우리나라 역시 선제 대응에 들어갔다. 질병관리청은 WHO의 비상사태 선언 직후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이끄는 질병관리청은 지난 19일부터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을 에볼라바이러스병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국가를 방문·체류하거나 경유한 뒤 입국하는 사람은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질병청은 “국내 환자 유입 가능성은 낮고, 체액·혈액 등을 통해 전파되는 질병 특성을 고려할 때 공중보건학적 위험도는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철저한 대비를 위해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에볼라 확산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팬데믹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국내 환자 발생시에는 공포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에볼라는 전파 경로가 비교적 분명하지만, 의료기관 감염과 장례 과정의 접촉, 국경 이동, 주민 불신이 겹치면 통제 비용이 급격히 커지고,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같이 이동 제한과 공포 심리로 인해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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