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SK하이닉스의 초고액 성과급 지급과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타결된 삼성전자 임금협상 핵심인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문제가 반도체를 넘어 자동차·조선·IT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두 거대 기업이 연동성과급을 제도화하면서 이것이 국내 산업계 전반에 ‘성과급 요구 확산’이라는 새로운 후폭풍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사협상 타결은 다행이지만 재계에서는 오히려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경기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었다.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 지급 방식은 전액 자사주이며 일부 물량에는 보호예수 조건이 적용된다.
성과급 재원 가운데 40%는 반도체 부문 전체에 공통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구조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 적용은 1년 유예됐다.
노사는 특별경영성과급 상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메모리 업황 기준으로 최대 1인당 수억원대 성과급 지급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번 제도는 향후 10년간 운영되며 일정 영업이익 기준 충족 시에만 지급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사실상 성과 연동형 이익 공유 구조를 제도화한 사례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최근 주요 산업계 임단협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에 순이익 30% 수준의 성과급 지급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영업이익 30% 수준의 성과 배분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 이후 준법투쟁을 이어가며 ‘영업이익 20%+3000만원’ 수준의 성과급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 역시 영업이익 30% 수준의 성과급과 임금을 요구했다. 영업이익 15%를 요구하는 카카오 노조는 최근 5개 법인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되면서 창사 이후 첫 본사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노사협상이 단순 임금 인상보다 성과 배분 구조 개편에 집중되고 있는 것을 산업계는 새로운 흐름으로 보고 있다. 단순 보너스 개념이 아니라 “회사가 돈을 벌면 직원들도 일정 지분처럼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들은 AI, 반도체, 플랫폼 사업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원들은 “회사가 성장한 만큼 직원 기여도 컸다”, “성과를 냈다면 보상도 함께 커져야 한다”, “성과급 기준이 투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와 학계에서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부담은 인건비 증가다. 성과급이 일시적 지급이 아니라 사실상 ‘고정 기대치’처럼 굳어지면 기업이 미래 투자를 위해 확보해야 할 자금이 인건비로 이동한다. 특히 반도체·배터리 같은 산업은 수조 원 단위 투자가 필요한데,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고정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기업은 신규 채용에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기존 직원 보상은 늘어나지만 청년 채용은 줄어드는 구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업황 특수성이 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가 자동차·조선·통신 업종까지 일률적으로 확산할 경우 산업별 수익성과 생산성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대기업 중심 성과급 경쟁이 심화할 경우 중소기업 인력난과 노동시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합의가 단순한 노사 타협을 넘어 향후 국내 대기업 임단협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