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5월 폭염’에 집중호우까지

온열질환 첫 사망자 발생, 농업‧산업현장 ‘비상’
기후위기의 새로운 재난…폭염 발생 시기 및 강도
폭염 대응이 산업 안전관리의 핵심 영역이 돼

한국재난안전뉴스 박종열 기자 |

 

5월 중순 서울 기온이 31도를 넘어서고 경북 내륙 기온은 36도에 육박하는 등 이상기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20일부터 21일 낮까지는 경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비상근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호우특보 수준의 첫 강우다.

 

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도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15일 운영을 시작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80대 남성 사망 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감시체계 운영 이후 가장 빠른 사망 사례다.

 

15일부터 19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69명이다. 15일 10명을 시작으로 주말인 16~17일 50명이 집중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5명에 불과했다. 4.6배나 더 많아진 것이다.

 

 

예년보다 빨라진 무더위는 이제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가 만든 새로운 재난 양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5월 중순인데도 지난 주말 경북 내륙 기온은 36도에 육박했다. 전국 곳곳에서 이례적인 초여름 폭염 수준 더위가 나타났다. 공식 관측소 기준 최고 기온은 경북 경주 35.9도, 이어 구미 34.9도, 대구 34.7도, 밀양 34.6도도 순이었다. 경주의 기온은 5월 전체 기준으로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최고 기록은 2017년 5월 29일 기록된 36.2도다.

 

대구도 34.7도까지 오르며 5월 중순 최고기온 기록을 다시 썼다. 광주 역시 18일 32.7도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5월 중순 최고기온 기록이 바뀌었다.

 

서울과 대전, 전주 등은 이보다는 낮은 30~31도를 기록했으나 이 역시 5월 중순 기온으로는 이변이다.

 

기상청은 남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 영향으로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며 강한 햇볕에 의한 일사 가열이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폭염특보는 내려지지 않았다. 기온 자체는 높았지만 상대적으로 건조한 공기가 유지되며 체감온도가 폭염특보 기준인 33도 이상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일부터는 전국에 비가 내리며 고온 현상이 한풀 꺾였다.

 

때이른 이상고온은 농작물은 물론 축산 등 모든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폭염은 태풍·호우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고령층과 야외 노동자, 만성질환자에게 온열질환의 직접적 위협이 된다.

 

두통과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에서 시작해 심하면 의식 저하와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단순 온도 측정을 넘어 작업자의 실제 열 스트레스 위험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 체계가 진화하고 있다. 국제표준 ISO 7243 기반의 WBGT(Wet Bulb Globe Temperature·습구흑구온도) 지표가 현장 안전관리 핵심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WBGT는 일반 기온뿐 아니라 습도, 복사열, 풍속 등을 종합 반영해 인체가 실제로 느끼는 열 부담 수준을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같은 30도 환경이라도 습도와 복사열 조건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산업현장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안전 기준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폭염의 발생 시기와 강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7~8월 한여름에 집중됐던 폭염이 이제는 5월부터 시작되며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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