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1. 18일 속초 앞바다서 부유물에 감겨 표류하던 낚시어선 승객 12명 구조
프로펠러에 부유물이 감겨 표류하던 낚시 어선 승선원 12명이 해경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18일 강원 속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양양군 후진항 동쪽 약 3㎞ 해상에서 7.93t급 낚시 어선 A호가 프로펠러에 부유물이 감겨 자력 항해가 불가능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속초해경은 P-21정, 구조대, 낙산파출소 연안 구조정 등을 현장으로 급파해 오전 10시 30분께 승선원 12명을 전원 구조했다. 승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잠수해 A호에 감긴 부유물을 제거했다.
최승영 속초해경 홍보팀장은 “조업 중 그물 감김 또는 엔진 고장 등 상황 발생 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즉시 해양경찰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2. 전북 부안 해상 어선 전복 사고(덕진호)
2019년 5월 31일 새벽 전북 부안군 위도 북쪽 약 9km 해상을 항해하던 7.93톤급 어선(덕진호) 프로펠러(스크루)에 바다에 버려진 두꺼운 폐로프와 양식장용 폐그물이 감기면서 동력을 잃고 전복되었다.
배에는 선장과 선원, 낚시객 등 18명이 타고 있었다. 선장을 포함한 선원 3명이 숨지고 나머지는 구조되었다
바다의 파고는 0.5m 안팎으로 매우 잔잔했고 기상 특보도 없었다. 주말을 맞아 새벽 일찍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기 위해 선박은 약 18~20노트(시속 33~37km)의 빠른 속도로 항해하고 있었다.
새벽 시간대라 바다는 어두웠고, 선장은 수면 위로 살짝 떠 있던 양식장용 폐그물과 두꺼운 로프 뭉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부유물은 과거 태풍 때 유실되어 바다를 표류하던 쓰레기였다.
배가 고속으로 항해하다 스크루에 그물 뭉치가 걸리면, 달리는 자동차의 한쪽 바퀴에만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배에 제동이 걸리자 선체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고 불과 1~2분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
사고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탓에, 선실에서 잠을 자거나 쉬고 있던 낚시객들은 미처 밖으로 탈출하지 못했다. 배가 순식간에 뒤집히면서 선박의 자동 SOS 발신 장치(V-Pass 등)가 조기에 침수되어 먹통이 되었고, 인근을 지나던 다른 어선이 발견할 때까지 약 30분간 신고가 지연되었다.
해경 구조대가 급파되어 구조작업을 펼쳤으나 선실 내 에어포켓(공기층)이 유지되지 못해 선실에 갇혀 있던 승객 3명이 저체온증과 질식으로 끝내 숨졌다. 갑판에 있던 나머지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바다에 표류하다 인근 선박과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다.
해경과 해양교통안전공단의 합동 조사 결과, 선박의 결함이나 운항 과실이 사고 원인이 아니라 바다에 방치된 폐그물이 선체 하부를 강하게 잡아당기며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물리적 사고로 결론이 났다.
#3. 경남 통영 욕지도 해상 어선 전복 사고(제2해신호)
2024년 3월 9일 오전 6시 29분경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서방 약 68km 해상에서 제주에서 출항한 20톤급 어선(옥돔조업선)이 전복되어 탑승자 9명 중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었다.
해경의 조사 결과, 선박의 프로펠러에 폐그물이 다량 감겨 있는 것이 확인되어 부유물로 인한 운항 불능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사고 해역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었고 초속 10m 이상의 강한 바람과 2~3m가 넘는 높은 파도가 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 선단을 이루며 출항한 제2해신호는 당일 저녁 8시 40분경 제주어선안전조업국에 정상적으로 위치 보고를 마쳤으나, 불과 15분 뒤에 선박의 e-네비게이션 항적 기록이 완전히 사라졌다.
수색에 나선 선단선은 다음날 오전 6시 29분경, 배가 완전히 뒤집힌 채 떠 있는 제2해신호를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 구조대원이 수중 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2해신호의 스크루에 거대한 폐그물 뭉치가 칭칭 감겨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고 당시 거센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 프로펠러에 폐그물이 감기자 엔진이 멈췄고 파도를 정면으로 넘지 못하고 측면으로 얻어맞아 전복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망자 4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급증하는 해상 부유물 안전 사고
평화로운 바다를 항해하던 선박이 갑자기 멈춰 서고 전복한다. 해상 부유물과 폐기물로 인한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해상 안전과 선원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선박이 바다에 버려진 그물, 밧줄, 폐비닐 등의 부유물과 충돌하거나 스크류에 감기게 되면 먼저 추진력이 상실된다. 동력을 잃은 선박은 조류와 파도에 휩쓸려 표류하면서 암초에 부딪혀 좌초되거나 다른 대형 선박과 충돌하는 2차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태풍 이후 떠내려온 통나무와 대형 목재가 어선과 낚싯배를 들이받아 선체가 파손되는 사례도 반복된다.
부유물을 제거하기 위해 선원이 직접 물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하거나, 프로펠러가 급작스럽게 회전하며 큰 부상을 입는 인명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고는 적지 않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바다에 유실된 컨테이너가 항로를 떠다니다 상선과 요트의 충돌 사고를 일으킨 사례도 보고됐다.
특히 고속 운항하는 여객선이나 군함의 경우 작은 부유물 충돌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소형 어선이나 레저보트는 피해가 더욱 치명적이다. 엔진이 멈춘 상태에서 높은 파도와 조류를 만나면 바로 전복된다.
야간 항해와 악천후 상황에서는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 검은색 폐어망이나 젖은 목재는 파도 사이에 섞이면 육안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집중호우와 태풍이 잦아지면서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대형 부유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해양안전심판원의 통계에 따르면, 해양 사고 10건 중 1~2건은 ‘해상 표류물 및 부유물 감김’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어업 활동이 활발한 봄·가을철과 태풍이 지나간 직후에 사고가 집중된다.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해양 부유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어민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조업 중 망가진 그물이나 밧줄을 바다에 그대로 버리는 행위를 근절해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해양 쓰레기 수거 작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선박 운항자들도 부유물을 마주쳤을 때 신속하게 해양경찰에 신고해 다른 선박의 피해를 막는 의식이 필요하다.
태풍·집중호우 직후 항해할 때는 속도를 줄이고 야간에는 전방 감시 선원을 배치해야 하고 레이더와 열화상 장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