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옹벽이 던진 경고"

국토부, 6월 30일까지 보강토옹벽 60곳 민관 합동점검
배수·변형·침하 집중 확인
지난해 오산 가장교차로 붕괴로 40대 운전자 숨져
시장 입건 등 중대시민재해 수사도 진행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철 기자 |

 

지난해 7월 16일 오후 7시 4분쯤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졌다. 쏟아진 토사는 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덮쳤고, 40대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전날 붕괴 위험을 알리는 신고가 있었고, 사고 옹벽은 10여 년간 정밀안전진단 대상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극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라 방치된 위험이 터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국토교통부가 오산 사고와 비슷한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는 보강토옹벽 60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에 들어간다. 국토부는 18일부터 6월 30일까지 안전 취약 보강토옹벽을 집중 점검하고, 민간 전문가가 현장을 지속 관리하는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 2월 26일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오산 보강토옹벽 붕괴 사고 재발방지대책의 후속 조치다. 사조위는 당시 사고 원인에 대해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친 복합 부실”이라고 결론 냈다. 배수 불량과 균열, 침하, 시공·관리 부실이 겹치면서 집중호우 때 옹벽에 작용하는 압력이 커졌고, 결국 붕괴로 이어졌다는 판단이었다.

 

국토부는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시설물안전법상 관리 대상인 보강토옹벽 2,526곳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오산 사고 옹벽처럼 보강토옹벽 상단에 L형 옹벽이 설치된 구조가 363곳 확인됐다. 이 가운데 누수 흔적, 배수로 퇴적, 상부 지반 침하, 전면 벽체 변형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위험도가 높은 60곳을 특별점검 대상으로 추렸다.

 

오산 사고 옹벽과 형식은 다르지만 위험 요소가 확인된 일반 보강토옹벽 221곳도 별도로 관리한다. 이들 시설은 지방정부 등 관리·감독기관이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별점검에는 국토부와 국토안전관리원, 지방정부, 시설 관리주체, 민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다. 민간 전문가는 한국시설안전협회 소속으로, 건설기술진흥법상 특급 기술자급 인력이 투입된다.

 

점검반은 현장에서 옹벽 전면부의 누수 흔적, 배수로 균열과 파손, 상부 지반 침하와 포트홀 발생 여부, 전면 벽체 및 L형 옹벽의 변형 상태 등을 살핀다.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옹벽은 관리주체에 보수·보강과 안전성 검토를 권고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에 선별한 60곳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한다. 또 한국시설안전협회의 지원을 받아 시설물별 담당 현장 전문가를 연결하고, 향후 3년 동안 안전점검과 관리주체 자문, 위험요소 모니터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회성 점검에 그치지 않고, 취약 옹벽을 ‘밀착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성민 국토교통부 시설안전과장은 “취약한 구조를 가진 보강토옹벽을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특별점검의 핵심”이라며 “민간 전문가와의 공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촘촘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오산 사고는 단순한 옹벽 붕괴가 아니라 공공시설 안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는 사건으로 번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권재 오산시장을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입건하고, 오산시청 관계 부서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후 이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옹벽 관리와 예산·인력 배치, 안전점검 체계 구축 의무 이행 여부 등을 조사했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등의 결함으로 시민이 숨지거나 다쳤을 때, 관리 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다. 오산 사고 옹벽은 시설물안전법상 제2종 시설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관리주체가 정기 점검과 정밀안전진단 등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결국 이번 특별점검의 관건은 ‘위험한 옹벽을 찾아냈다’는 발표가 아니라, 위험이 확인된 시설을 누가, 언제, 어떤 예산으로 고칠 것인지까지 이어지느냐다. 오산 사고가 보여준 것은 붕괴 순간의 위험만이 아니었다. 신고와 점검, 진단과 보수, 관리 책임이 제때 작동하지 않을 때 시민의 일상 도로도 재난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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