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1. 건물 외벽에 선거 현수막을 걸던 노동자가 낡은 A형 사다리에 올라섰다가 발판이 빠지면서 2.5m 아래로 떨어져 크게 다쳤다.
#2. 한 작업자는 42m 높이 옥상에서 현수막 크기를 재던 중 달비계와 함께 추락했고, 옥상 난간에서 현수막 치수를 확인하던 노동자가 중심을 잃고 2~3층 높이에서 떨어진 사고도 있었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리마다 후보자 현수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수막 설치·철거 작업 중 발생하는 추락·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거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설치될 경우 도시 미관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작업자와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후 현수막 설치·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모두 35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추락 사고는 173건으로 49.4%를 차지했다. 현수막 작업 관련 산재의 절반 가까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였던 셈이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2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현수막 설치와 철거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하면서 후보자 등록을 마친 이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고, 주요 사고 사례와 안전점검표를 누리집에 게시했다.
현수막 작업은 건물 옥상, 외벽, 사다리, 고소작업대 등 높은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에는 짧은 시간 안에 현수막을 많이 설치해야 해 작업이 서둘러 진행되기 쉽다. 도로변 작업의 경우 차량과 작업자가 가까이 맞닿기 때문에 충돌 사고 가능성도 있다.
노동부는 현수막 작업 때 안전모 등 개인보호구 착용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식 사다리는 사용 전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평탄한 바닥에 설치해야 한다. 사다리가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아웃트리거 등을 활용해 단단히 고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고소작업대를 사용할 때는 작업대가 올라간 상태에서 이동해서는 안 된다. 안전인증을 받은 장비를 사용하고, 작업대에는 안전난간을 설치해야 한다. 도로변에서 작업할 경우에는 작업 구간에 관계자 외 출입을 막고, 차량 흐름을 살피는 유도자를 필히 배치해야 한다.
선거 현수막은 후보자의 이름과 공약을 알리는 수단이지만, 안전조치 없이 설치되면 또 다른 위험물이 될 수 있다. 강풍에 떨어지거나 시야를 가리는 문제뿐 아니라, 설치·철거 과정에서 작업자가 다치는 사고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영민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감독국장은 “현수막 설치 및 철거 작업은 추락 위험이 높으며, 순간의 부주의가 큰 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인 만큼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반드시 지켜져 사고가 예방되도록 주의를 다하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거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이 뒷전으로 밀린다면 ‘좋은 사람을 뽑는 선거’라는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후보자와 선거캠프가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내거는 데 앞서, 설치와 철거의 안전 책임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