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5월 중순부터 낮 기온이 31도를 넘어서면서 이른 폭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년보다 빠르게 더위가 찾아오면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건당국의 감시체계도 본격 가동된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신속히 파악하기 위해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2026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전국 500여 개 응급의료기관과 보건소,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 현황을 집계하고, 발생 정보를 질병청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짐으로써, 위험도 빨리 시민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온열질환은 높은 온도에 오래 노출됐을 때 몸에 이상이 생기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다. 초기에는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 근육경련,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거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감시체계가 운영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9명으로, 전년 34명보다 17.2% 줄었다. 환자가 가장 많았던 해는 최장 폭염일수 31일을 기록한 2018년으로, 당시 4,526명이 신고됐다.
지난해 환자 특성을 보면 남성이 79.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9.4%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 노년층도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2,767명으로 62%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978명, 경북 436명, 경남 382명, 전남 381명 순이었다.
발생 장소를 보면 실외 작업장이 1,431명으로 3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논밭 542명, 길가 522명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1,160명으로 26.0%를 차지했다. 발생 시간은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 집중됐다. 한낮 더위가 누적되는 시간대에 야외활동과 작업을 이어가면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사망 사례도 고령층과 실외 활동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29명 가운데 남성은 23명, 여성은 6명이었다. 65세 이상이 58.6%를 차지했고, 사망 원인은 대부분 열사병이었다. 사망 사례의 79.3%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올여름 더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5~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7월은 60%로 내다봤다. 온열질환자는 통상 7~8월에 집중되는데, 지난해에도 전체 환자의 85%가 이 기간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폭염 시기에는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하고, 무더위가 심한 날에는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부득이하게 밖에 나가야 한다면 양산, 모자, 통풍이 잘되는 옷으로 햇볕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야외 작업자는 일정 시간마다 그늘이나 실내에서 쉬어야 하며,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멈춰야 한다.
특히 어린이, 노인,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더 약하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거나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는 아이와 어르신을 더운 집 안이나 차량 안에 혼자 두지 말아야 한다. 밀폐된 차 안은 짧은 시간에도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청은 지난 11일부터 기상청과 함께 ‘온열질환자 발생 예측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온열질환자 발생 현황과 기상자료 등을 활용해 전국과 17개 시도별 위험도를 당일부터 4일 뒤까지 4단계로 나눠 안내하는 서비스다.
폭염은 눈에 보이는 재난은 아니지만, 방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더위 속에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면 단순한 피곤함으로 넘기지 말고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높고 땀이 나지 않는 등 열사병이 의심되면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폭염 전문가들은 "열사병 등은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이것만 마무리하자'라고 생각하며 버티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필수적으로, 의무적으로 휴식하는 게 이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