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항공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가 받아야 할 보험금을 다른 사람이 가져가거나, 압류하는 일이 앞으로는 어려워진다. 드론이나 경량항공기처럼 비교적 작은 항공기를 운용하는 사업자가 보험에 가입하려 할 때 보험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하는 것도 제한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개정안이 6월 3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항공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치료비와 생계비, 재활비 등에 필요한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다.
그동안 항공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가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더라도 다른 채무 문제나 압류 절차 때문에 실제 보상금이 피해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었다. 쉽게 말해 사고 피해자가 병원비나 생활비로 써야 할 돈이 다른 빚 문제에 묶일 수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는 모든 항공보험의 보험금 지급청구권과 공제급여청구권을 압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없게 된다. 보험금은 항공사고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 쓰이도록 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항공사고로 다친 피해자가 보험금을 받아 수술비나 재활치료비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돈이 다른 채권자의 압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피해자에게 꼭 필요한 보상금이 실제 피해 회복에 쓰이도록 안전장치를 둔 셈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드론과 경량항공기 관련 보험 가입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경량항공기 소유자와 초경량비행장치를 사용하는 항공사업자, 국가기관 등은 항공보험이나 공제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앞으로 보험회사 등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들의 보험 계약 체결이나 갱신을 거부할 수 없다. 이미 맺은 계약을 마음대로 해제하거나 해지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드론 배송, 드론 촬영, 드론 측량 등 초경량비행장치를 활용한 산업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 가입의 빈틈을 줄이려는 조치다. 보험에 제대로 가입돼 있어야 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도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사업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항공보험의 공공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보험은 단순히 사업자가 들어두는 민간 보험이 아니라, 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재난안전 의무보험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박준상 항공산업과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재난안전 의무보험인 항공보험의 공공기능을 강화하고, 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국민 안전과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항공보험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항공사고 이후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사고 자체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난 뒤 피해자가 치료와 생계 문제로 다시 고통받지 않도록 보상 체계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 역시 안전정책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