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삼키는 아이, 음식에 막히는 노인.. 삼킴·질식 사고 ‘주의보’

소비자원·공정위, 영유아·고령자 대상 소비자안전주의보 발령
5년간 이물질 삼킴 사고 4,113건.. 7세 이하 영유아가 67.6% 차지

 

한국재난안전뉴스 박광춘 기자 |

 

영유아의 이물질 삼킴 사고와 고령자의 음식물 질식 사고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당국이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영유아는 자석이나 동전처럼 작은 물건을 입에 넣었다가 삼키는 사고가 많고, 고령자는 음식 섭취 중 기도가 막히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가정 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영유아와 고령자를 중심으로 삼킴·질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연령대별 사고 유형이 뚜렷하게 다른 만큼 보호자와 가족들이 생활공간과 식사 환경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접수된 이물질 삼킴 사고는 모두 4,113건이었다. 이 가운데 7세 이하 영유아 사고가 2,781건으로 전체의 67.6%를 차지했다. 이물질 삼킴 사고 3건 중 2건 이상이 영유아에게서 발생한 셈이다.

 

연령별로는 ‘1세’ 사고가 702건으로 25.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0세’ 487건(17.5%), ‘2세’ 379건(13.6%) 순이었다. 특히 2세 이하 영아기 사고는 1,568건으로 전체 영유아 사고의 56.3%에 달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주변 물건을 입으로 탐색하는 행동이 활발하지만, 위험을 인지하거나 이물질을 뱉어내는 능력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사고에 취약하다.

 

사고를 유발한 주요 품목은 자석이 384건(13.8%)으로 가장 많았다. 완구는 279건(10.0%), 동전은 266건(9.6%)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구슬, 스티커, 건전지 등도 주요 원인 품목으로 파악됐다. 특히 자석이나 건전지처럼 체내에 들어갔을 때 장기 손상이나 화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품은 단순 삼킴 사고를 넘어 장 천공, 식도 손상, 기도 폐쇄 등 중대한 위해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층에서는 사고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노화로 기침 반사와 삼킴 기능이 약해지면서 음식 섭취 중 기도가 막히는 질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음식 섭취 중 기도 막힘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총 1,196명에 달했다.

 

영유아의 삼킴 사고가 주로 놀이와 호기심에서 비롯된다면, 고령자의 질식 사고는 일상적인 식사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예방이 더 중요하다. 떡, 고기, 견과류, 과일 조각처럼 씹기 어렵거나 크기가 큰 음식은 고령자에게 질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음식은 한입에 삼키기 쉬운 크기로 작게 자르고, 식사 중에는 천천히 씹어 삼키도록 주변에서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응급상황에서의 대응도 사고 유형에 따라 달라야 한다.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숨을 쉬기 어렵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질식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하임리히법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질식 사고는 초기 대응이 생존 가능성을 좌우하는 만큼 주변인의 신속한 판단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자석, 동전, 건전지 등 이물질을 삼켰을 때 무리하게 토하게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억지로 구토를 유도하면 식도나 기도가 손상될 수 있고, 이물질이 이동하면서 더 큰 상해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질식 증상이 없다면 보호자가 임의로 배출을 시도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비자원은 “질식 사고는 초기 대응이 생존율을 좌우하므로, 사고 발생 즉시 하임리히법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밝혔다. 아울러 “반면 자석, 동전, 건전지 등의 이물질을 삼켰을 때는 억지로 토하게 하면 오히려 식도가 손상되는 등 더 큰 상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질식 증세가 없다면 무리한 배출을 시도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원과 공정위는 아울러, 삼킴·질식 사고 예방을 위해 가정 내 작은 물건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석, 동전, 건전지, 구슬, 작은 완구 부품 등은 영유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장난감은 사용 연령과 부품 분리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고령자에게는 음식물을 작게 조리해 제공하고, 식사 중 급하게 삼키지 않도록 살피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삼킴·질식 사고가 순간적으로 발생하지만, 예방은 생활습관과 공간 관리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는 바닥의 작은 물건도 위험물이 될 수 있고, 고령자에게는 평소 익숙한 음식도 신체 기능 저하에 따라 사고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가정 내 보호자와 가족의 세심한 관리가 가장 현실적인 안전장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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